가족관계 커뮤니티 이미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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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십 년 전, 아버지 사업 부도로 대학 등록금이 없어 휴학을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.

그때 십 년지기 친구 두 명이 등록금 일부를 빌려줬어요.

넘 고마워서 평생 은인이라 생각하며 살았습니다.

학교 다니며 알바를 하면서 하루에 적게는 5천 원, 많게는 10만 원씩 꼬박꼬박 갚았고

졸업 전 취업이 되어 두달만에 모두 갚았습니다.

그 마음이 넘 커서 이후에 그 친구들이

자잘한 부탁이나 돈을 빌려달라고 하면

혹시 못 받아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도와줬고,

다행히 돈은 다시 받았습니다.

제가 가장 힘들었을 때

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는데

유일하게 손을 내밀어준 고마운 친구들이라

40이 된 지금까지도 그 마음을 잊지 않고 살았습니다.

그런데 몇 년 전부터 계속 현타가 옵니다.

두 친구 중 한 명이

돈을빌려준 시점부터 이십년간

자잘한 부탁이 많아졌습니다.

다 말하긴 넘길고

학생땐 조별과제할때 그때마다 그친구는

일이생겨 제기 대신하는경우가 있었고

제 옷이며 가방을 빌려가고 잊어버려

돌려받지못하는 일도 있었어요

결혼후에는

김장철마다 도와달라고 저를 부르고

(저희 집, 시댁, 외가 모두 김치를 사 먹고

저는 김장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)

집안 행사 때마다 도와달라고 하고

제가 몸이 아파 장기 휴가 중인데도

필요할 때마다 전화를 해서 부탁합니다.

아이를 맡아달라,

강아지를 맡아달라,

와서 이것 좀 도와달라…

항상 이런 식입니다.

저도 한계가 왔는지

요즘은 전화도 톡도 일부러 확인하지 않는데

눈치를 챘는지

“고맙다”는 장문의 메시지를 보내며

제가 예전에 힘들 때 마련해줬던

150만 원 이야기를 꼭 꺼냅니다.

자기가 정말 힘들게 마련해서

가장 친한 저에게 준 돈이었다는

뉘앙스로요.

반면, 다른 한 명은

걍 연락 자주 하고 밥 먹고

집안 행사 있을 때 가끔 보는 정도라

아무 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.

자꾸 두 친구를 비교하게 되고

고마운 마음은 여전히 있지만

이제는 제가 할 만큼 다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.

이제 그만 손절하고 싶은데

제가 넘 나쁜 걸까요?